한동훈, 취임 100일…'민심 강조' 차별화 보였지만 윤·한 갈등 심화로 성과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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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취임 100일…'민심 강조' 차별화 보였지만 윤·한 갈등 심화로 성과는 '아직'

30일 당대표 취임 100일…윤 대통령과 차별화 행보 계속해
김건희 여사 문제 공개 요구했지만 성과 부재…당정갈등 격화
여야의정 협의체·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등도 가시적 성과 못 내
친윤계 "성과 없이 분란만" 친한계 "민심 부합 위해 분투"
향후 주요 현안에 대해 구체적 성과 내야 하는게 한 대표 과제

[나이스데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30일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한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내세워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공개 요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윤 대통령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오히려 당정갈등과 계파갈등, 보수 분열만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여야의정 협의체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외연 확장도 아직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한 대표에 대해서는 '민심에 부합하기 위해 분투했다'는 평가와 '성과는 없이 분란만 심화시켰다'는 상반된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한 대표는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정부여당의 변화와 쇄신은 물론 민생과 경제 등 현안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변화와 쇄신, 민생과 경제 등 한 대표의 주장에 힘이 실리기 위해서는 당정갈등과 친윤·친한계간 갈등부터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대표는 지난해 12월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한 대표는 정치경험이 없지만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윤석열 사단의 황태자'로서 원활한 당정관계를 기반으로 총선 승리를 견인할 소방수 역할을 부여 받았다.

그러나 한 대표는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면서 대통령실·친윤계와 파열음을 냈다. 대통령실이 한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한 대표는 언론에 사퇴 요구를 거부한 사실을 공개하고 '선민후사'를 선언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른바 '서천 회동'에 나서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친윤계와 친한계는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 '사천 논란' 등을 두고 끊임없이 충돌했다.

한 대표는 7·23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도 친윤계로부터 윤 대통령 배신 논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 보수 정체성 논란 등 거친 견제를 받았지만 62.84% 득표율로 당선됐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당선 소감에서 "경선 과정의 모든 일을 잊자"며 당정간 소통과 계파간 화합을 강조했지만 채상병 특검법 문제부터 시작해 의정 갈등 해법,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까지 핵심 현안에서 사사건건 윤 대통령과 충돌하며 지금까지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 기간 대통령실에 김건희 리스크 해결을 공개 압박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지난 22일 면담에서는 국민 눈높이를 내세워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사항('김건희 라인' 등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공개 활동 중단, 의혹 사항별 설명 및 해소)과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을 건의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이 면담 당시 건의를 거부했음에도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밀어붙이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의 제동에도 '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문제로 친윤계와 친한계는 정면충돌하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표 대결까지 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

한 대표는 지난 27일 "제가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라 생각해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권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한 친한계 중진 의원은 29일 뉴시스에 "한 대표 체제가 오래 못갈것이라는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가 회자될 정도였지만 나름대로 한 대표가 존재감을 확보했다"며 "특히 지난 재보선때 부산 금정에서 압승한 것은 한 대표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 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부터 당이 국민으로부터 질타 받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신뢰를 받을 만한 정책정당으로 거듭 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민심에 부합하기 위해 나름 분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대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친윤계 의원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공개 요구한 것도, 요구사항을 미리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라며 "한 대표는 대통령을 압박해서 정치적 위상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세련되지 못한, 거친 방식은 보수층, 그리고 당내 중립지대의 반감만 살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의 정치 스타일이 당정갈등만 격화 시키고 정작 성과물은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을 불렀다는 시각이다.

실제 김건희 여사 문제나 의정 갈등 등 한 대표가 제기한 핵심 현안은 하나도 해결되지 못했다. 한 대표는 의정갈등 사태에 대해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대통령실에 건의하고 '전제 조건과 의제 제한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주장하는 등 목소리를 냈지만 당정갈등 여파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한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조한 '중수청' 외연 확장도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수도권비전특별위원회 등 당 기구는 출범했지만 아직 별반 구체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중립지대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물밑에서 상의한 다음, 무엇인가 결정이 된 다음에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것이 안정적인 여당 대표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당내에서도 조율이 안됐고, 대통령실하고도 조율이 안 된 생각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여당으로서 여러 가지 갈등 상황이 계속 야기될 수 있다"고 했다. 한 대표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한계 당직자는 한 뉴시스에 "한 대표가 30일 기자회견에서 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도해 해나가겠다는 얘기를 할 것"이라며 "민생 부분에 대한 구상도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대표의 과제는 결국 앞으로 주요 현안에 대해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야 집권 여당 대표로서 또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