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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짙어가는 5월의 첫 주말, 20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광주향교가 국경을 넘은 두 남녀의 특별한 서약으로 화사하게 물들었다.
2026년 5월 2일 토요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 남구 구동에 위치한 광주향교에서는 미국인 신랑 키픈 헌터 군과 신부 원혜란 양의 사랑스러운 전통 혼례식이 엄숙하면서도 활기찬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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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미(美) 속에서 피어난 국제 커플의 사랑
푸른 눈의 신랑 키픈 헌터 군은 사모관대를 갖춰 입고 늠름한 자태를 뽐냈으며, 연분홍 치마저고리에 족두리를 쓴 신부 원혜란 양은 단아한 한국의 미를 드러내며 하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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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는 청암 김기중 광주향교 장의가 집례(수행 및 주례)를 맡아 전통 예법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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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의 매 순서마다 담긴 의미는 김옥 광주향교 경리과장의 유창하고 깊이 있는 해설집례를 통해 하객들에게 전달되어, 우리 고유문화에 생소할 수 있는 외국인 하객들과 젊은 세대들의 이해를 도왔다.
혼인례는 신랑이 신부 집에 기러기를 바치는 '전안례'를 시작으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는 '교배례', 하늘과 땅에 서약하는 '천지례', 그리고 서로 술잔을 나누며 하나가 됨을 선언하는 '교배례'와 '근배례'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신랑 키픈 헌터 군이 서툰 몸짓이지만 정성을 다해 절을 올릴 때마다 하객들 사이에서는 따뜻한 격려의 박수가 터져나왔고, 오늘부터 '시어머니'가 되는 신랑의 어머니의 영어축사가 이어질때는 더욱 더 뜨거운 박수로 축하를 전했다.
사랑스러우면서도 든든한 사위를 반기는 신부 어머니의 늦둥이 딸의 혼인에 깊은 감회를 전하는 축사에 눈시울을 붉히면서 따뜻한 축하의 박수를 받았다.
집례를 맡은 김기중 장의는 "예(禮)의 본고장인 광주향교에서 푸른 눈의 사위와 우리 지역의 딸이 연을 맺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전통 혼례는 단순히 옛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도리와 책임감을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 약속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축복의 말을 전했다.
예식에는 양가 친지뿐만 아니라 향교를 찾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걸음을 멈추고 한국의 멋이 살아있는 혼례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며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광주향교는 앞으로도 지역민과 외국인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하수형 기자 demian3000@daum.net
2026.05.02 16:19














